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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공간의 재생산
오민석 문학평론가·단국대 교수·영문학 모든 중립적인 ‘장소’를 의미로 가득 찬 ‘공간’으로 만드는 것은 다름 아닌 인간이다. 인간들이 발을 들이고 만지기 이전에, 장소는 단순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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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머나먼 선진국
오민석 문학평론가·단국대 교수·영문학 최근 구미의 한 원룸에서 생후 16개월 밖에 안 된 아기가 20대 후반의 아버지와 함께 나란히 죽은 채 발견되었다. 아버지는 사실혼 관계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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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집단성과 개별성, 그리고 그 너머
오민석 문학평론가·단국대 교수·영문학 국가주의의 시대에 우리 사회를 짓누르는 것은 집단성의 이데올로기였다. 전 국민이 국가의 주체가 아니라 교육 ‘대상’이었고 모두가 ‘국민교육헌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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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내가 밥 딜런을 좋아하는 이유
오민석 문학평론가·단국대 교수·영문학 가수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때 의견이 분분했다. 그러나 그 모든 논쟁을 비웃듯 미국에서의 밥 딜런 연구는 이제 하나의 학문, “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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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낡은 신화의 베개에서 코를 고는 사람들
오민석 문학평론가·단국대 교수·영문학 어느 나라에나 신화(mythos)가 있다. 신화는 집단의 기억을 형성해주며 집단을 공동의 담론으로 결속시킨다. 신화는 사회적 삶에 대한 상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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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더,오래 인생샷] 1987년 장발과 막걸리와 최루탄
━ 58년 개띠, 내 인생의 다섯컷 ⑬ 오민석 한국 사회에서 '58년 개띠'는 특별합니다. 신생아 100만명 시대 태어나 늘 경쟁에 내몰렸습니다. 고교 입시 때 평준화,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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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박물관과 젊은 역사책
오민석 문학평론가·단국대 교수·영문학 지난 연말에 전남 장흥으로 강연을 다녀왔다. 대상은 고등학생들이었는데 지역 노인들의 ‘구술 생애사’를 집필하는 동아리의 학생들이었다. 노인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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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불일치의 정치학을 위하여
오민석 문학평론가·단국대 교수·영문학 당연한 것처럼 보이던 배제의 정치가 범죄의 정치라는 사실이 법원 판결의 형태로 속속 드러나고 있다. 블랙리스트 관련자들을 구속하는 것에 대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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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유토피아의 힘
오민석 문학평론가·단국대 교수·영문학 유토피아의 그리스어 어원은 ‘없는(ou-)’ ‘장소(toppos)’, 즉 ‘없는 곳(no-place)’이다.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나 누구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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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유쾌한 상대성을 위하여
오민석 문학평론가·단국대 교수 영문학 프랑스 작가인 모리스 블랑쇼는 문인들뿐만 아니라 질 들뢰즈, 자크 데리다, 미셸 푸코 등 현대 철학을 주도하고 있는 수많은 사상가들에도 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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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상처와 힐링
오민석 문학평론가·단국대 교수·영문학언제부터인가 ‘힐링’이라는 말이 우리 삶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회자되고 있다. 도처에 힐링이라는 기표가 떠다닌다는 것은 우리가 그만큼 아프다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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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보여주기와 보기
오민석 문학평론가·단국대 교수·영문학우리의 일상은 ‘보여주기’와 ‘보기’로 구성되어 있다. 가령 외모를 가꾸고 꾸미는 일은 자기만족적인 측면도 있지만, 보여주고 싶은 욕망의 의식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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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사유화된 가정과 공공 영역
오민석 문학평론가·단국대 교수·영문학해나 아렌트는 『인간의 조건』에서 가정을 “가장 엄격한 불평등의 장소”라 했다. 가정은 시민 사회와 쉽게 분리되면서 수시로 ‘사적인’ 공간으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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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수치에 대하여
오민석 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·영문학 헤겔은 수치를 “자연계와 감각계로부터의 분리”라고 정의했다. 짐승들은 자연계에만 머물러 있기 때문에 아무런 수치심을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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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막말의 사회
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·영문학 이런 생각이 언제 바뀔지 모르지만, 지난 대선 기간 동안 나는 대의를 지키되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공식적으로 지지하는 행동을 하지 않았다. 『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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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국민 대통합이라는 이데올로기
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·영문학 최근 우리 삶의 최대 관심은 대선이다. 요즘 진행 중인 대선주자들의 토론회를 보면 그 내용의 수준은 차치하고 세상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도 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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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누가 공화국을 어린애로 만드는가
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·영문학 변혁의 시대가 지속되고 있다. 사회적 대변혁의 시기는 ‘불안정성’을 특징으로 한다. 잠재되어 있던 다양한 목소리가 마구 튀어나오기 때문이다. 자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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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악에 대하여
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·영문학 지난 2월 하순, 한국전쟁 민간인학살 유해발굴 공동조사단에 의해 진주 용산고개 일대에서 한국전쟁 당시 학살당한 민간인들의 유골이 상당수 발견되었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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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쇼는 이제 그만
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·영문학선거철이 다가오니 다시 ‘쇼쇼쇼’의 시대가 됐다. ‘민생 현실’에서 사라졌던 철새 떼가 또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. “인간은 정치적 동물”이라는 아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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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블랙리스트와 “문화 융성”
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·영문학블랙리스트로 온 세상이 소요(騷擾)하다. 청와대에서 문화체육관광부로 내려온 것으로 알려진 블랙리스트에는 무려 9473명이나 되는 예술가의 이름이 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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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한 시대가 가고 있다
오민석문학평론가·단국대 교수영문학며칠 전 독일 연방대법원은 95세의 나치 조력자에게 징역 4년형을 확정 지었다. 지난 6월 94세의 나치 전범에게 징역 5년을 선고한 지 불과 여섯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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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문학은 싸구려 연애질의 방패가 아니다
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·영문학‘최순실 게이트’로 나라가 이 모양인데, 문단과 문화계가 성폭력 사건으로 아수라장이다. 물론 일부이긴 하지만 불과 몇 주 사이에 여러 문인, 예술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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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성공학이라는 괴물
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·영문학언제부터인가 ‘성공’이라는 가치가 우리 사회를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다. 사람들이 성공에 더 매달리는 현상은 성공이 점점 더 ‘희박한’ 가치가 되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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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삶의 향기] 법 위의 법, 사랑
오민석문학평론가단국대 교수·영문학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는 자신도 모르게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해 자녀들을 낳은 불운의 주인공이다. 그가 죽자 왕권을 놓고 그의 두 아들 사